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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일 금요일

신경학의 대중화

치료사가 아닌 선생님, 부모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감각통합을 강의할 때, 처음에 신경학이나 뇌, 뇌과학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한지를 늘 질문을 하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굳이 감각통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신경발달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신경학을 전공과정에서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만나는 분들이라면 신경학을 꼭 공부하시기를 권유해 드리고 싶어 하는 편입니다. 

"신경이나 뇌에 대해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알고 있는 단어를 하나씩 이야기해 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한 사람씩 한사람씩 말을 하다보면, 중복되는 말이 나올 때도 있지만 꽤 많은 신경학에 관련된 단어들이 나옵니다. 어느덧, 신경계의 큰 구조는 웬만해서 다 나오는 경우도 꽤 있구요. 

그 과정에서 신경학이라는 학문이 점차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네요. 편도체, 변연계는 물론이고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심지어 뇌량까지(놀라는 제가 이상한가요?) 나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정의나 기능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지만, 그래도 용어가 익숙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아니, 이 용어들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드라마에서요."
라고 하시더군요. 아하! 요즘 '브레인'이라는 드라마를 하는데, 그 드라마에서도 꽤 신경학 용어들이 나오면서 줄거리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지식 전달의 역할을 하나봅니다. 

"그렇다면, 신경학을 공부하는 전공분야는 무엇이 있을까요?"
라고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여러 답이 나옵니다. 의학을 비롯해, 아무래도 제가 작업치료사이다보니, 치료 관련 학문(치료학.. 이라는 말을 쓰자니, 좀 어울리지가 않네요... 작업치료학, 언어치료학, 물리치료학... 음), 심리학 정도가 대체로 초반에 나오는 응답입니다. 수의학도 포함이 되겠죠.

신경학을 알아야 하는 사람들, 신경학을 공부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일단 앞서 말한 전공 빼고, 신경과학자 빼고 생각해보면.. 
공학. 예를 들어, 인체에 관련된 공학, 인공지능, 로보트 등에 대한 지식이 신경학을 기반하겠죠. 인간을 위한 환경과 도구에 대한 공학적인 접근은 점차 신경학을 보완해서 기존의 신경학을 더 발전시키겠죠. 
철학. 인간의 존재, 사고체계의 과정, 관념에 대한 정의. 생각과 말로만 이뤄지는 것보다 신경학을 통한 인간 사고의 다양한 과정, 신경 손상을 통한 인간의 성격과 인격, 반응 변화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은 철학과 신경학을 서로 보완하게 할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교육학을 공부하고 실천해야 하는 사람들이 꼭 신경학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인간이 어떻게 학습하고 습득하고, 어떻게 배우는지를 알아야 한다면 신경학은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라 하겠습니다. 

저희 치료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뇌와 척수처럼 중추신경계를 다친 사람이 있는데, 그 행동과 반응을 이해하는 데에는 결국 신경학적인 이해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 또한 신경발달의 관점으로 보면서 문제 행동이라 생각했던 것을 신경계를 이해하면서'아.. 그럴 수가 있겠구나.'라고 바라볼 수 있거나, '이런 신경계의 어려움으로 학교나 일상에서는 이런 행동을 하게 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어도, 

제가 가지는 생각은 사람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철학을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만큼 신경학을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닫힌 학문이 아니라, 대중화 된 학문으로써 말이죠. 이미, 세상은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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