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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1일 일요일

Multidisciplinary를 추구하다.


어제 연구소에 심리치료사 두 분께서 방문을 해 주셨습니다. 이전에 인연이 된 심리학과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된 분이고, 함께 만나게 된 아이에 대해 논의도 하고, 서로 좀 더 알고자 만나게 되었어요.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 질문하고 서로 대답하고 서로 배우고 서로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심리/행동적인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 중에 기질적으로나 신경기능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경우를 감각통합과 신경발달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감각통합이나 신경근계의 어려움이 극복이 되어도 환경과 관계의 문제를 가지는 경우에 대해 심리와 인지발달, 가족과 부모 관계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구요. 

저는 이런 시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힘들어하는, 또는 힘든 아이와 가족을 중심에 두고 여러 관점에서 지식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일치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있고, 새로이 배우게 되는 것들이 늘어나서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거든요. 아이에 대해 생각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어 다시 굳어진 생각이 깨지거나 연해지는 느낌은 처음에는 두려움이었는데, 이제는 즐거움이 되어간다 싶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낄 때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구요. 

어제 오신 분들은, 저보다 연배가 좀 더 있으신 분들이었는데, 가감없이 가식없이 솔직하게 질문하고 답해주셔서,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사실, 작업치료나 감각통합은 심리학에 비하면 더 늦게 발생하고 혼합분야이다보니 모르는 게 더 많은 건 너무 당연할 뿐더러 전공을 했어도 아직도 '작업'이란 말도 '치료'라는 말도 어렵거든요.. '감각통합' 그러면 정말 뜬구름 잡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관련 분야의 선생님들과 대화하고 서로 묻고 답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확신이 더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참 좋은 분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참 진솔하게 대화해 주셔서 정말 편안한 시간이었던 부분이 참 감동으로 남습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아닐거예요^^)

단지, 아직 더 어려운 것은 작업치료사 입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별로 의미두지 않은 일반적이지 않는 용어들을 그냥 쓸 때가 있다는 반성이 남습니다. 그 용어는 그냥 '조작적인 정의'를 내린 관련분야 사람들만의 언어인데 말이죠. 그 언어를 일반화 시키는 노력보다는,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내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처음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시작했들 때, 이 신참 병아리 작업치료사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기회를 많이 주셨던 많은 동료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새삼 들었습니다. 요즘 나는 동료와 후배들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면서 기회를 주는지 돌아보고, 많이 끼어들고 재단하는 모습을 느끼면서 반성도 하게 됩니다. 
좋은 의도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모이면 더 좋은 과정이 만들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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