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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0일 일요일

직업 윤리: 윤리 없는 직업은 재앙이다.

직업은 내 입을 먹이고 살리는 호구지책이면서 이에 더 나아가 나를 연마하고 기술을 갖게 하는 성취의 방책이며, 궁극적으로 나의 직업이 타인의 삶에 기여하며, 그로 인해 다시 내가 좀 더 풍요하게 살게 되는 '일'이다.

호구지책을 불안케 하는 것은 매우 큰 문제가 된다. 그러나 호구지책이 아니라 더 어리고 약한 사람들의 노력에 기대어 거기서 파생되는 더 큰 수고 없는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자리에 앉는 것이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면, 그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면, 우리는 지옥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친구인 함영기 선생님의 '교육사유'를 읽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지만 존경하지는 않는 직업이 되었다고 씌어 있다. 내 직업인 작업치료사도 전망만 좇다가는 그런 지경이 될 것이다. 

윤리가 밥 먹여주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럼, 함께 일하고 사는데 윤리가 없는데 전문성이 생기겠는가? 생각을 해 봐라. 윤리와 도덕성은 '아는 힘(奇術)'에서 온다. 모르니 마음이 안생기는 것이다. 알면 거기에서 마음이 생기고, 그래서 윤리라는 교육이 없더라도 그 일이 '도(道)'가 되는 것이다. 

몇 번 작업치료사들과 자신들의 일과에 있어서의 작업을 정리해 본 적이 있다. 작업영역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니 작업일과를 정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침 일과, 출퇴근 시간, 저녁일과, 장보기, 등등 세세한 ADL과 IADL은 묘사가 되는 편이고 Leisure의 묘사는 신났지만, Work와 Education의 묘사는 몹시 빈약했다. 우리의 자화상이다. 작업치료사가 힘든 상황이 많다고 해서 우리에게 Healing이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문성을 갖는 것이 더 필요하며, 거기에서 위로와 윤리가 생긴다고 여겨졌다. 나의 멘토링은 그렇게 시작되고 지속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세상의 일에는 반드시 윤리가 필요하다. 그 윤리는 그 직업의 독특성을 반영하며, 그래서 직업의 윤리는 착한 마음에서 비롯한다기보다 전문성에서 비롯한다. 윤리를 가진 직업인들이 자랑스럽다! 

윤리보다 윗선에 먼저 도달하는 것, 지위를 우선시 하는 그런 직업인은 직업인이 아니라 타인을 호구로 보는 좀비에 불과하다. 실력이 없으니 자리로 자기를 보전하려 남을 밟는 무수한 업자들이 있다. 술(術)과 도(道)가 있을리 만무하다. 허나 부는 있을 수 있겠다. 그 부를 누리고 멸시를 감내하시라.

그런 업자가 되는 것이 자신과 자녀의 꿈인가? 그것이 이 나라의 다수의 생각인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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