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이야기]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인한 경한 뇌손상 이후의 삶을 지내며 꽤 건강하게 지내오셨고, 팔순을 넘기며 몸과 인지적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실 때가 잦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당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외과의의 여러 안내 중, '나중에 치매가 빨리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팔순 이후에 찾아오는 지금의 노화와 쇠약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건강백세'. 우리들의 '염원'을 담은 말이되,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건강은 무엇일까?
반백을 넘으며 몸은 이전과 다름을 절감하고, 시청각이 퇴화하고, 미각이 달라지고, 자판 두드리는 정확도가 떨어지며 운동감각과 체감각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나는 '건강반백세'로 살고 있나? 이삼십대 수준의 감각와 운동, 인지능력을 갖추고 변화하지 않는 것이 오십대의 건강일까?
[학술적인 이야기]
포괄적인 건강 개념을 담기위한 노력: WHO-FIC (세계보건기구 국제분류군)
국제 건강 중재 분류(ICHI,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lth Interventions)는 ICD 진단과 ICF 기능을 바탕으로 실제로 행해지는 건강 관련 중재 행위(검진, 평가, 수술, 약물 투여, 재활 치료, 환경 조정, 건강관련행동 등)를 분류한다. ICHI의 도입으로 전문가들은 환자의 진단(ICD), 기능적 상태(ICF/WHODAS), 그리고 제공된 서비스(ICHI)를 표준화된 언어로 연결하여 건강 관리의 전체 과정을 추적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국제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WHO-FIC 분류군은 전 세계 전문가들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브라우저 형태로 공개되어 있다. 즉, WHO는 건강에 대해 서로 보완적인 분류 체계를 WHO-FIC(세계보건기구 국제 분류군)이라는 하나의 패밀리로 통합하여 관리하며, WHO-FIC의 핵심 3대 분류과 오픈소스는 다음과 같다. (소위 WHO 건강3대장이라고 할까..)
- ICD (질병/진단): 무엇이 문제인가? https://icd.who.int/browse/2025-01/mms/en
- ICF (기능/장애): 어떻게 기능하는가? http://apps.who.int/classifications/icfbrowser/
- ICHI (보건 중재): 질병과 기능수행을 위한 치료나 중재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https://icd.who.int/dev11/l-ichi/en
WHODAS 2.0과 WHODAS Child : 진단과 손상만으로 장애를 측정할 수 없다
- 표준화된 측정: 문화와 환경에 관계없이 모든 성인 집단에서 건강과 장애 수준을 표존화하여 비교 가능하게 측정한다.
- 질병 비특이적 평가: 특정 질병이나 상태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일상생활의 기능적 수행(performance) 수준을 평가한다.
- 다차원적 평가: 단순히 통증이나 증상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1) 인지와 의사소통, (2) 이동성, (3) 자기 관리, (4) 대인 관계, (5) 주요 일상활동, (6) 사회참여 6가지 핵심 영역에서 장애의 정도를 측정한다.
- 정책 및 중재 효과 측정: 공공 보건 및 임상에서 시행한 중재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의료 및 사회 서비스 시스템에서 지원의 필요성 및 자원 배분 결정에 근거가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WHO는 질병과 장애에 대한 건강지원을 위해 ICF기반의 (기능수행상의) 장애를 질병진단 ICD 브라우저에도 보조섹션(supplimentary section)으로 다루고 있다. 이는 WHO의 분류 시스템이 질병진단 외에 기능적 결과(Functioning Outcome)를 필수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WHODAS-Child
WHODAS-Child의 필요성은 성인용인 WHODAS2.0이 기반한 ICF의 논리를 아동 및 청소년에게 확장하여 2007년에 발표한 ICF-CY(ICF for Children and Youth)의 개발과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성인 중심의 ICF만으로는 아동의 발달적 특성과 환경적 맥락을 충분히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아동기는 기능이 역동적으로 발달하며, 가족 및 교육 환경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WHO는 발달 전문가들의 참여(특히 캐나다, 유럽)로 ICF-CY를 개발하였다. 여기에는 기능과 장애를 파악할 때 연령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고, 아동기에 나타나는 활동, 놀이, 일상생활, 참여, 환경 요인에 대한 세부 분류가 추가되었다. 이렇게 ICF-CY라는 개념적 틀이 확립되자, 이 틀을 기반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기능을 측정하고 생애주기에 걸쳐 장애를 일관성 있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표준화된 도구가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WHODAS 2.0을 아동 및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맞게 수정한 WHODAS-Child/ CY가 개발되었다. WHODAS-Child는 진단이 아닌 기능 수행에 초점을 맞춰, 아동이 실제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수업 참여, 친구 사귀기, 숙제 하기, 또래나 어른과 지내기 등)을 측정하며, 다양한 문화권과 임상/지역사회 환경에서 타당도 및 신뢰도가 검증되었다.
현재, 9세 이하의 아동은 proxy report(대리보고)를 통해 적용하고, 10세~17세 아동 청소년은 자가보고가 가능한 도구로 개발되어 있다.
참고로, ICF-CY는 현재 ICF에 통합되어 ICF-CY라는 독자적인 분류로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WHO는 ICF를 2001년 이후 ICF-CY를 통합하는 한편, 시기와 환경을 반영하여 세부분류를 개발하거나 조정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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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WHODAS Child였는데, 개발 이유와 내용을 설명하려다보니, 너무 초기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되어서 제목도 바꾸었다. 애초에 이 블로그 글의 목적은 WHODAS Child 관련 자료의 링크를 여기에 잘 남겨두는 것이었다.
WHODAS Child (10-17세 자가보고 위주) : NovoPsych. (n.d.). The World Health Organisation Disability Assessment Schedule (WHODAS-Child). Retrieved from https://novopsych.com/assessments/child/the-world-health-organisation-disability-assessment-schedule-whodas-child/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WHODAS Child (WHODASChild for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isorders): Hamdani, S. U., Huma Zill-e, Wissow, L., Rahman, A., & Gladstone, M. (2020). Measuring functional disability in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isorders in low-resource settings: validation of Developmental Disorders-Children Disability Assessment Schedule (DD-CDAS) in rural Pakistan. Global Mental Health, 7(e17), 1–12. https://doi.org/10.1017/gmh.2020.10
자폐아동 WHODAS child 연구: Federici, S., Balboni, G., Buracchi, A., Barbanera, F., & Pierini, A. (2022). WHODAS-Child: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WHODAS 2.0 for children and youth among Italian children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Disability and Rehabilitation.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80/09638288.2022.207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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