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Occupation : 작업, 그 속성에 대하여



동생과 이야기하다가 얻어맞은 듯 깨달은 순간이 있다. 라오스의 홍수나 범람에 대한 이야기 중이었는데, 우기에 범람이 심하면 집이 잠길 뿐 아니라 다리가 무너지고 둑이 무너지면 피해가 커진다고 한다. 한차례 범람이 지나가면 폐허가 되는 마을이 있고, 그런 곳에 사람들이 복구와 재건을 위해 가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사체수습이라고 한다. 

언제나 재난 뒤는 감염이 따라 오는 경우가 많다. 사체를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생존해 있는 약한 사람에게 병이 생긴다. 그래서 사체를 빨리 수습해야 하고, 그럴 때 몸이 건강하고 빠른 사람들이 나서야 한단다. 마음이 아프지만 빨리 해야하기 때문에 마음을 풀어 표현할 겨를이 없단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한 말이 있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을 하는 것. 나 아니면 그 일을 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 때 지역 청년들이 사체를 수습하거든. 그런 일이 누나가 말하는 그 'Occupation' 아니가?"

하아...

맞다.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사람들은 진짜 삶을 Occupy 하는 사람이 아니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삶과 세상을 Occupy 하는 사람들이지.

그래서, #재난 과 #장애 와 #편견 과 #차별 과 #장벽 을 넘어서 삶을 사는 것이 #Occupation , #작업 이라. 직업이 아니라.

#작업을찾아서.
#作業


보충. 순천향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김은영 교수님과 어느 날 이야기하다가 '작업은 Want to, Need to, be Expected to 로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Aas라는 연구자도 인간의 시간과 활동을 연구하면서 필수적인 활동, 계약적인 활동, 의무적인 활동, 자유로운 활동으로 속성을 구분하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의무와 헌신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 그 일을 위해 자신의 여가를 잘 유지하고 필수적인 수면과 식사를 잘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아닐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